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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패션 스타일

옷 잘 입는 방법 - 1탄 (너와 나의 이야기, 패션 자격지심)

by 제이캘린더 2022. 11. 16.


어차피 패완얼, 패완돈 아닌가요?

너와 나의 이야기. “ 패션 자격지심”


“ 오늘 뭐 입지? “
“ 작년에 나는 대체 무엇을 입었나? “
“ 저 사람은 옷을 잘 입네, 부럽다.”


옷이라는 건.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3가지 요소 중에 한 가지로 없어서는 안되고 100살이 되어서라도 평생을 고민할 문제이다.
하지만,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이나 인스타그램 속 화려한 사람들처럼 나는 입을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한다.
나는 평범하거나 어딘가 안쓰러운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있고 금적적으로 여유롭지 않다.
옷을 잘 입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결국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가?
나도 돈이 많거나 얼굴이 이쁘거나 몸매가 좋으면 옷 잘 입겠다.

라는 고민 한번 쯤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패완얼이라고 치면 나오는 밈. 비하 의도 없음.


운명처럼 입학한 의류학과 4년과 3년차 패션 MD

7년간의 옷 잘입는 방법에 대한 고민

위에 말한 패션 자격지심. 나는 해봤다.


나는 20살에 의류학과를 입학하며 패션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의류학과에 들어가게 된 건 사실 패션에 의미가 있었다기 보다 고3의 수능을 준비하던 시절 내신 성적으로 갈 곳을 찾다, “나는 정시파니까 수시 입학은 필요없어!” 하며 대신 성적을 따라가는 정시 대신 재미있어 보이는 분야 딱 한 곳만을 내신으로 지원하였다. 이 곳이 붙으면 운명이다라고 생각하고 들어가자고. 나는 그렇게 의류학과를 입학했다.


20살 의류학과 1학년의 학부에 대한 첫 인상은 매우 강렬했다. 타 학부와 다르게 문신이 많은 선배들, 노출이 있는 옷을 과감하게 입거나, 온통 검은 옷을 두른 사람들. 어딘가 무서웟다.
하지만 나는 의류학과에 입학한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의 인생을 “ 패션 “ 업계에서 종사할 것을 다짐하였다.

나름 인터넷 쇼핑몰에서 보이는 스타일 중 마음에 드는 옷들을 골라 입기 시작했다. 16년도 당시에는 에프엑스가 입은 테니스 치마가 유행했다. 나도 초록색 테니스 치마를 따라서 입고 다녔다. 그 다음은 테니스 스커트에 어울릴 만한 청자켓을 샀다. 그렇게 꾸준히 옷을 샀다.
그리고 1년 후. 작년의 내 모습은 촌스럽기 짝이 없고, 어딘가 어리숙해보였다. 누군가에게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과거 모습이다.
하지만 나는 반복했다. 누군가가 입을 옷을 따라 입고, 인터넷 쇼핑에서 옷을 사고, 옷장을 가득 채운 옷들을 나름의 조합으로 입고 다녔다.


어느 날은 학교에 특강으로 방송계에 진출한 엔터테이너가 찾아와 패션 업계에서 살아남은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분은 꽤 유명한 분인데 사실 지금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그 사람은 노란색 탈색 머리에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그녀는 업계에 있으며 한번도 본인의 트레이드마크를 바꾸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며 하는 말이 패션 업계에서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능력으로 평가된다. 옷을 다루는 사람이 본인 PR을 하지 못한다면 그 누가 믿어주겠는가? 맞는 말이다.


그 이후 옷을 잘 입어야 된다는 강박이 생겼다. 그 순간 의류학과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스타일을 관찰하기 시작했는데 그 동안 앞서 말한 패션 자격지심을 겪었다. 옷을 잘 입는 사람이 너무 많았고 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나는 이 곳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 것 같았다. 평범한 내 모습을 옷이라는 포장지로 화려하게 만드는 것조차 발버둥 치는 것 같아 패션같지 않았다. 패션은 무심한 듯 나의 쿨한 모습을 당연하게 찾아가는 느낌인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멍하니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며 진지하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으로 잠을 자지 못했다.





옷을 잘 입는 다는 것

옷 입은 나의 모습이 만족스럽다


그리고 지금.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모습인가. 나는 옷을 무엇을 위해 잘 입고 싶은가. 어떻게하면 옷을 잘 입는가. 에 대한 고민을 7년동안 했다.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옷을 잘 입는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잘 입는다는 것은 매우 주관적인 관점이다. 나는 “ 옷을 잘 입는 것” 에 대한 정의를 “ 본인의 만족감 “ 에서 출발한다고 정의하겠다. 따라서 나는 누군가의 시선으로 뛰어난 감각과 개성을 표출하는 사람이 아니지만 “ 옷을 입었을 때 본인의 모습이 만족스럽다 “ 라는 의미에서 옷을 잘 입는 방법을 소개해볼까 한다. 옷 잘 입는 방법에 대해 내가 하는 이야기는 정답이 아닐 것이다. 다만, 내가 고민한 이 이야기는 공식처럼 돌아다니는 패션 코디 말고 철학과 가치관을 나누고 그 마인드셋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되고 싶다.


나의 옷을 잘 입어야 겠다고 다짐한 계기는 평범하지 않을 수 있다. 전공생이 본인의 진로를 고민하듯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였다. 하지만 옷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패션 자격지심은 누구나 겪어 보지 않았는가. 지난 날의 촌스러운 모습을 보며 부끄러워 하진 않았는가? 만약 그런 경험이 없다면, 한번 유쾌하게 훑어본다는 느낌으로 내 칼럼을 읽어보아도 좋겠다. 만약, 나와 같은 고민을 겪은 사람이라면 패션을 공식대로 입는 방법 외 당신의 모습을 찾는 과정을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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